오래전 어느 봄날
여행지의 작은 골동품점에서 그을음과 곰팡이가 피어, 문양을 알아볼 수도 없는 한 뼘만 한 떡살 2개를 사 왔습니다.
물에 불리고 솔로 문지르고, 갖가지 방법으로 씻고 닦아 기름칠을 했더니, 작은 국화무늬가 선명히 나타났습니다.
너무 신기하고 예뻐서 보고 또 만지고 했더니 손때가 묻을수록 정이 더 가서 문득 손쉬운 기계에 밀려서 우리 할머니, 어머니들의 애장품이었던 떡살이 모두 없어지면 어쩌나 하는 걱정에 한 개 두 개 모은 것이 이곳에 전시한 떡살과 다식판들입니다.
떡살을 보면서 조금 알게 된 상식은 떡살은 궁궐에서 쓰던 것과 양반가와 민가에서 쓰던 문양과 모양이 조금씩 달랐으며 떡살 문양에도 축하잔치에 쓰는 것과 제례의식에 쓰는 것을 다르게 만들었으며, 첫돌, 생일, 회갑, 결혼 같은 축하행사에는 꽃과 새, 나비, 물고기, 거북이, 태극문 등 아름다운 문양들을 그리고 제례의식에는 민무늬나 빗살문, 문살문 등을 썼다고 합니다.
우리 조상님들은 금방 먹을 떡 하나에도 아름다운 문양과 기원 문양을 새기며, 축복과 장수 소망을 빌었던 낭만적이고 멋을 아는 민족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송강미술관 관장 시인김 명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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